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징적인 투기 억제책으로 꼽히는 8·2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다. 청약·세제·금융·정비 사업 등 고강도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그동안 0.48%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고공 행진한 지역이 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택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15.40%)는 8·2 대책 이후 1년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값 상승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송파구(13.30%), 강남구(10.17%)를 앞섰다. 전국 평균(0.48%)에 비해 32배나 상승률이 높은 셈이다.
사실 성남시 분당구는 조정 대상 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속해 청약 1순위 자격 제한과 전매 제한(소유권이전등기 시), 재건축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청약가점제 적용 확대, 다주택자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 등 수요 억제책이 상당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규제 속에서도 가격을 견인할 호재와 재료들이 풍부해 향후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매입과 청약을 결정하는 이들은 꾸준하다.
우선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선두주자인 판교 신도시(면적 8,924,631m²)와 위례 신도시(면적 6,774,628m²)가 포진해 있다. 2008년 첫 입주한 뒤 약 3만 세대에 달하는 아파트가 안착한 판교 신도시와 2015년 입주를 개시한 위례 신도시는 뛰어난 강남 접근성과 인프라로 3.3㎡당 3천만 원에 육박하는 매매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 역을 중심으로 신분당선[강남역~광교역(경기대역)]과 경강선[판교역~여주역]이 연결되는데다 판교역에서 강남역까지 14.2km를 13분에 주파할 수 있어 분당구는 가히 강남 생활권이라 불릴 만하다.
자족기능도 탄탄하다. 4차 산업시대를 준비할 IT · BT · CT · NT 기업이 집중된 판교테크노밸리(661,000㎡) 업무지구 외에도 금토동과 시흥동 일대는 R&D센터와 지식 기반 집적을 배가시킬 판교 제2테크노밸리(430,000㎡)가 2019년까지 추가 조성된다.
약 2천여 개의 기업과 10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할 자족기능은 성남 분당구의 소득수준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판 비벌리힐스 개발로 불리며 인구의 회자되던 판교 하단에 ‘성남 판교 대장 도시개발사업(이하 대장지구)’도 올해 첫 공급을 앞두고 있다.
도시개발사업은 주거, 상업, 산업, 유통, 정보통신, 생태, 문화, 보건 복지 등 편리한 정주 기능을 갖춘 시가지 조성사업을 말하는데, 대장지구는 판교 신도시 중심업무지구(신분당선 판교역)로부터 5㎞ 이내에 입지하고 있어 광역생활 기반이 뛰어난 편이다.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일원 915,266㎡ 규모로 조성하는 대장지구는 2016년 11월 실시 계획 인가를 득했다. 판교 남단에 위치해 ‘리틀(little) 판교’로 불리며 판교 신도시 입성을 원하는 주택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전망이다.
대장지구에는 아파트와 연립주택을 포함하여 약 5,700여세대가 지어질 예정인데, 올해 하반기 아파트를 첫 분양한다. 대우건설은 대장지구 A1~A2블록에서 전용면적 84㎡ 974세대,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를 하반기 분양할 예정이다. 대장지구 초입에 위치해 판교와 가장 가까운 입지다. 산과 녹지로 둘러싸여 그린조망을 가진 것도 장점이다.
대장지구와 판교 사이에 판교 터널(가칭)이 뚫릴 계획으로, 판교 중심지역과 판교테크노밸리까지 차량으로 5분 정도면 판교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제2테크노밸리로 직접 연결된다.
판교 신도시 조성이 마무리되며 신규 공급에 목말라하던 이들에게 대장지구는 판교와 위례 신도시 버금가는 인기 주거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판교 첫 입주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개발 호재가 잇따르며 주택 수요가 늘고 있는 성남시 분당구에 오랜만에 공급되는 사업지인 만큼 수도권 남부 청약 대기수요의 공급 갈증을 해소할 단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