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몰이를 했던 영화의 대사 한마디가 모히토라는 칵테일을 더 핫하게 했다. 칵테일은 한 때, 비싼 술이라는 이미지로 멀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칵테일 한잔 정도는 누구나 마셔보고, 이름 몇 가지 정도 읊을 수 있는 것을 보면 우리에게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증거다. 우리에게도 ‘소맥’이라는 한국적인 칵테일이 있지만, 가끔은 분위기 있는 칵테일을 즐기고 싶은 순간이 있다. 매번 바를 찾을 수 없으니, 이럴 땐 스스로 만드는 칵테일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칵테일은 각기 다른 재료를 섞어 조화로운 한잔으로 만드는 것이다. 잔에 담긴 칵테일을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나도 모르게 칵테일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알코올 향이 강하지 않고 비교적 도수가 낮아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데, 본래 칵테일 자체가 독한 술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희석해서 마시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작정 아무것이나 섞는 것이 아니라 기주(베이스가 되는 술)에 리큐르(색깔이 있는 혼합주), 부재료를 정해진 비율로 섞어 만들어진다. 베이스로 어떤 술을 선택하고 어떤 리큐르를 가미하느냐에 따라 수 만 가지의 칵테일이 만들어진다. 베이스는 위스키, 브랜디, 럼, 진, 보드카, 테킬라와 같은 도수가 높은 양주이다. 리큐르는 주로 과일 등에서 추출한 술로 맛과 향을 연출한다. 여기에 탄산, 콜라, 사이다 같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부재료가 더해지면 칵테일이 완성된다. 베이스로 비교적 가격 부담없는 럼, 진, 보드카 정도를 갖추고, 몇 가지 레시피를 익히면 생각보다 멋진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칵테일 제조에도 필요한 도구가 있다. 혼합한 술을 따를 때 얼음 등 덩어리를 거르는 스트레이너, 계량컵인 지거, 재료를 휘저을 때 사용하는 바스푼, 재료를 흔들어 혼합하는 쉐이커다. 하지만 이 대신 잇몸이라고 이런 도구 없이도 칵테일을 만들 수는 있다. 본격적으로 배울 것이 아니라면, 쉐이커 대신 밀폐용기, 바스푼 대신 티스푼 등으로 대신하자. 다만 칵테일을 믹싱하는 비율을 지키기 위해 지거 정도는 있는 것이 좋겠다.
칵테일이 다른 술과 달리 특별한 것은 종류별로 디자인된 전용잔과 색깔, 장식까지 갖춰야 레시피가 완성된다는 점이다. 맥주나 소주는 아무 잔에 마셔도 큰 차이가 없지만, 칵테일은 처음 만들 때부터 정해진 잔이 있다. 단순히 보기 좋은 연출을 위해서가 아니라 칵테일의 특성을 고려해 만든 이가 정한 것이다.
어떤 칵테일이냐에 따라 잔의 온도, 두께, 형태 등을 달리해야 최고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그 칵테일에 맞는 잔에 담아주는 것이 좋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가니쉬. 가니쉬는 맛과 외형을 좋게하기 위한 장식으로 칵테일의 가치를 높여준다. 같은 칵테일이라도 허브나 체리를 하나 띄우고, 레몬을 슬라이스해서 얹어주면 완전히 다른 음료로 태어난다.
전문 바텐더가 되기 위해 자격증을 따지 않는 한, 칵테일의 규칙은 내려놓아도 된다. 레시피는 기본 규칙일 뿐, 꼭 그대로 재현할 필요는 없다. 기존 레시피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의 취향과 입맛에 맞는 비율과 조합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홈 칵테일의 매력이다.
다만 칵테일 본연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넘지 않아야 할 선은 있다. 칵테일을 강하게 마시려면 기주를 많이 넣지만, 대개의 경우 2온스 넘으면 도수가 높아져서 마시기 힘들다. 기주의 양은 1~1.5 온스 정도로 넣어주는 것이 좋다.
리큐르는 보조적 역할이기 때문에 많이 넣으면 기주의 의미가 퇴색된다. 비율적으로 1온스가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 부재료도 너무 많이 넣으면 칵테일이 아닌 주스가 되어 버린다.
인터넷이나 책을 보고 칵테일을 만들 수도 있지만, 기왕 하는 것 좀 더 확실하게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 칵테일 동호회 시에스타(cafe.naver.com/thehada)에서는 칵테일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원데이클래스를 열기도 한다.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더하다칵테일학원(ithehadab.modoo.at)과 같은 칵테일을 가르쳐주는 전문학원을 찾으면 된다.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위해서는 40가지 칵테일을 익혀야 한다니, 꼭 전문가가 되지 않더라도 재미있지 않을까?
재료 : 탄산수 200ml, 보드카 1온스(2큰술), 라임즙 1온스(반개 분량), 얼음 약간, 애플민트 적당량
Tip. 민트향을 진하게 느끼고 싶으면 잎사귀를 따서 짖이겨서 넣어주면 더 좋다.
재료 : 위스키 75ml, 탄산수 250ml, 레몬청 2큰술, 슬라이스 레몬 3개, 얼음 적당량
Tip. 탄산수를 사용한다면 취향에 따라 시럽이나 설탕을 넣고, 사이다나 토닉워터를 사용한다면 레몬청 대신 레몬즙을 넣는게 좋다. 본인의 취향에 따라 맛을 조절하면 된다.
부드럽고 달달하면서 맛있기 때문에 술을 싫어하는 분들도 마시기 좋은 칵테일.
무엇보다도 색도 모양도 예뻐 앞에 두고 있는 것만으로도 선물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도 수고한 나를 위해 스스로 대접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