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여름이 교차하는 6월에는 이처럼 봄의 느슨함과 여름의 빼곡함이 공존한다. 가는 봄이 아쉬워서, 또 오는 여름이 설레서 초록빛 가득한 청주로 함께 떠나보자.
“직지가 뭐예요?”
청주 고인쇄박물관 앞에서 만난 큼직한 이정표 앞에서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이 반짝인다.
“직지”는 『직지심체요절』의 줄임말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이름이 워낙 길고 어렵다 보니 “직지”, 『직지심체요절』 등으로 줄여 부른다.
『직지심체요절』은 현존하는 금속 활자본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다. 독일의 금속 인쇄본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서 제작됐다. 2001년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청주 고인쇄박물관은 『직지심체요절』 제작 과정을 디오라마로 살펴보고, 전 세계의 인쇄 관련 자료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이 금속인쇄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공간도 마련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직지심체요절』은 아쉽게도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아닌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청주 고인쇄박물관 옆 흥덕사지(사적 제315호)는 『직지심체요절』을 간행한 흥덕사가 있던 자리다. 절터에는 현재 금당과 삼층석탑 등이 복원돼 있다.
주소 | 충북 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 7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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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043-201-4266 |
관람료 | 무료 |
관람시간 | 09: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
청주는 조선시대에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던 고장이다. 청주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삼겹살을 즐겨 먹었던 이유다. 그렇다면 오늘 점심 메뉴는? 당연히 돼지고기, 그중에서도 삼겹살이다. 삼겹살은 국민음식으로 불릴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음식. 탁월한 메뉴 선택에 아이들도 엄지 척이다.
청주 서문시장에는 삼겹살 거리가 있다. 2012년 3월 3일, ‘삼겹살 데이’에 맞춰 조성했으니 올해로 꼬박 6년이 됐다. 7곳 정도의 식당에서 시작된 삼겹살 거리는 6년이 지난 지금 15곳 정도로 배가 늘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다 보니 시장 입구에는 아예 3층짜리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 고객지원센터’까지 들어섰다.
청주 삼겹살 맛의 비밀은 육질 좋은 고기에 더해지는 특제 간장소스와 매콤달콤 파무침에 있다. 생강, 계피, 대파에 15가지 한약재를 더해 만든 간장소스는 돼지 누린내를 잡아주는 일등공신이다. 삼겹살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파무침도 청주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에는 전통 방식대로 삼겹살을 내는 식당에서부터 닭갈비처럼 양념에 잰 삼겹살을 철판에 구워 먹는 퓨전 삼겹살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으니 입맛 따라 고르기만 하면 된다.
주소 |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 15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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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043-221-6633 |
관람료 | 무료 |
관람시간 | 상시 |
좁은 골목을 누비는 아이들 표정이 참 밝다. 아이들은 예쁜 벽화 앞에서 한껏 폼을 잡기도 하고, 아담한 평상에 앉아 조각구름 듬성듬성 떠다니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한다. 자로 잰 듯 네모반듯한 아파트와 회색빛 하늘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수암골은 그 자체만으로 흥미로운 공간이다.
우암산 자락에 자리한 수암골 벽화마을은 청주를 대표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한국전쟁 직후 피난민들이 모여들며 형성된 이 산동네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건 2007년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벽화마을로 소문나면서부터. 이후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재인> <부탁해요 캡틴> 등 많은 인기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되면서 청주의 대표 여행지로 자리를 잡았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와 <영광의 제인> 촬영지였던 <팔봉제빵집>와 <영광이네 국수집>은 지금도 여전히 영업 중이다.
주소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암로 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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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043-200-2231 |
관람료 | 무료 |
관람시간 | 상시 |
“와!”
상당산성 남문 앞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환호성부터 내지른다. 아이들의 조막만한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 주인공은 상당산성 남문 앞 잔디광장. 축구장 2~3개를 합쳐놓은 것보다 넓은 잔디광장은 청주의 대표 가족 나들이 장소다.
사적 제212호인 상당산성은 백제시대 토성에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처럼 석성의 모습을 갖춘 건 임진왜란을 겪고 난 후인 숙종 때다. 4km에 이르는 성곽을 따라 남문과 동문, 서문 등 세 곳의 출입구가 있고, 성 안에는 여전히 50여 가구가 살아가는 성안마을이 있다.
상당산성은 성곽을 따라 산성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예쁜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4km 남짓 이어지는 전체 구간이 부담스럽다면 남문에서 성안마을이 있는 동문까지만 걸어도 괜찮다. 예쁜 저수지를 품은 성안마을에는 식당 등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 좋은 곳이다.
주소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내로 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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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043-200-2227 |
관람료 | 무료 |
관람시간 | 상시 |
수암골 길 끝자락에서 있는 뚱보 가족 벽화는 드라마 <카인과 아벨> 촬영을 위해 그린 벽화다. 물론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수암골 많은 벽화 중 딱 한 군데만 추천하라면, 바로 이곳!
수암골 벽화마을은 워낙 많은 드라마가 촬영된 곳이다 보니 마을 입구에 아예 드라마 공원을 조성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인 되어보고 싶다면, 이곳을 놓치지 말자.
고인쇄박물관의 ‘활자 놀이’는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된 자신의 모습을 화면에 보여주는 전시물. 쏟아지는 활자와 흥덕사를 배경으로 이색적인 우리 가족 인증 샷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