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출판사가 운영하는 책방, 그리고 예쁜 북카페들이 군데군데 숨어있어 이들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 하루가 짧다. 찬바람 부는 이 겨울, 아이들 손잡고 찾기에 이만한 곳도 없지 싶다.
파주출판도시에서 가장 먼저 찾아갈 곳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내 ‘지혜의 숲’이다. 눈치 빠른 아이라면 대뜸 ‘도서관이지?’라고 알은 채를 할 만큼 정직한 이름이다. 맞다. 지혜의 숲은 도서관이다. 한데, 눈길 닿는 곳마다 ‘조용히’라는 글씨를 큼직하게 적어놓은 그런 답답한 도서관과는 다르다.
일단,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지혜의 숲에 비치된 책은 자그마치 13만 여권. 큼직한 철문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8m 높이 서가를 가득 채운 온갖 종류의 책들이 방문자를 압도한다. 아이들 눈이 휘둥그레진 건 당연지사. ‘도서관은 시시해’라며 툴툴거리던 아이들도 순간 ‘이게 뭐지’라는 호기심에 사로잡힌다.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책에 대한 관심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마음이 동했으니 이제는 책 한 권씩 골라 읽으면 된다. 햇살 따뜻한 창가도 좋고, 커피 향 가득한 커피숍도 괜찮다. 마음이 가는 책이 있다면 지혜의 숲 안에 있는 서점에서 한 권 사들고 나오는 것도 좋을 듯하다.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화동길 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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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031-955-0050 |
관람료 | 무료 |
관람시간 | 10:00~17:00 |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만났으면, 이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공간을 찾아갈 시간이다. 출판도시에 왔으니 체험은 당연히 책 만들기. 어디서? 활자의 숲에서. 활자의 숲에서는 아이들에게 이름도 낯선 ‘활자’를 이용해 책을 만든다. 정확히는 만들어진 책에 자기 이름을 새겨 보는 것. 한데 이게 만만치가 않다.
이름 석 자를 책 표지에 인쇄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자음과 모음을 활자판에서 찾아, 이를 활자 틀에 넣어 배열하고, 여기에 종이를 얹은 뒤 잉크 묻힌 인쇄기로 찍어 내야 한다. 무척 더디고 번거로운 작업이다.
한데 그렇게 인쇄돼 나온 글씨는 컴퓨터로 작성해 프린터로 출력한 글씨와는 많이 다르다. 뭐랄까. 투박하지만 힘이 있고, 정이 간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무척 뿌듯해하는 표정이다. 활자의 숲 한편에는 3·1독립선언문을 인쇄했던 보성사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공간도 있다.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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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031-955-7955 |
관람료 | 3,000원 (체험료 별도) |
관람시간 | 09:00~18:00 |
지혜의 숲과 활자의 숲을 돌아봤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책과 함께할 시간이다. 파주출판도시는 문발로를 중심으로 서쪽 광인사길, 동쪽 갈대샛강과 회동길이 남북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잠깐. 기왕 출판도시까지 왔으니 길의 유래에 대해서는 알고 가자. 광인사길은 1884년에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출판사를 겸한 근대식 민간 인쇄소인 광인사를, 회동길은 1897년에 설립한 근대 서점인 회동서관을 기념하기 위해 붙인 도로명이다.
열화당책박물관은 광인사길에 있다. 열화당책박물관은 책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배우고, 책이 전해주는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1556년에 제작된 세계적 희귀본인 독일어판 마르틴 루터 전집, 파피루스에 그린 그림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고서뿐 아니라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출간된 전 세계의 특색 있는 책을 모아 전시했다.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그래도 한 번쯤 찾아볼 만하다. 열화당은 이기웅 대표의 고향집인 강원도 강릉 선교장의 사랑채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가까운 이들의 정다운 이야기를 즐겨 듣는다’는 뜻이다.
주소 | 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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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031-955-7021 |
관람료 |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
관람시간 | 10:00~17:00 |
‘봉주르~’ 프로방스 골목을 걷노라면 어디선가 이렇게 인사를 건네는 프랑스 할아버지를 만날 것만 같다. 예쁜 벽화와 아기자기한 건물들. 아이들은 벌써 신이 났다. 투명한 하늘 아래 알록달록 예쁜 색으로 치장한 프로방스는 영락없는 프랑스의 작은 마을이다. 1996년 프랑스식 레스토랑으로 시작한 프로방스는 그 뒤 정원을 갖추고 허브 상점, 이탈리안 레스토랑, 30년 전통의 베이커리 등이 하나둘 자리를 잡으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프로방스에 있는 모든 상점과 골목은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벽화들로 가득하다. 그러니 그저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걷는 것만으로도 외국에 온 듯 이색적인 멋을 느낄 수 있다. 걷다가 힘들면 예쁜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하고,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맛난 음식을 먹으면 된다. 바쁠 것 없이 그렇게 마음 가는 대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프로방스를 가장 멋지게 즐기는 방법이다.
프로방스의 겨울은 따뜻하다. ‘러브인 프로방스 빛축제’가 있기 때문이다. 형형색색의 빛 조형물들이 화려하게 불을 밝히는 러브인 프로방스 빛축제는 내년 4월30일까지 계속된다.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새오리로 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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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031-946-6395 |
관람료 | 무료 |
관람시간 | 상시 |
지혜의 숲은 많은 책만큼 서가 디자인도 참 예쁘다. 그러니 자음과 모음을 형상화한 서가 앞에서의 인증 샷은 필수!
활자의 숲에는 3·1독립선언문을 인쇄했던 보성사를 재현한 공간이 있다. KBS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든 곳이라고. 인증 샷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는 공간.
어디서 찍어도 인생 샷! 벽화도 예쁘고, 길도 멋지다. 하지만 이곳! 신데렐라를 꿈꾸는 당신을 위해 준비한 맞춤형 포토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