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지오웹진(Prugio Webzine) | 갯벌의 고장 무안으로 떠나는 세밑 여행

처음과 끝은 늘
맞닿아 있다.

들고나는 바닷물에 드러나기도 사라지기도 하는 갯벌처럼, 세밑에 무안을 찾아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기에 바다만큼 좋은 곳도 없다. 바다가 품은 갯벌과 갯벌의 산삼으로 불리는 무안 낙지도 이번 여행에서는 놓칠 수 없는 유혹이다.

생명이 깨어나는 곳,
무안생태갯벌센터

무안은 갯벌의 고장이다. 검은 비단으로 불리는 갯벌은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생태의 보고다. 무안 갯벌은 전남 순천만 갯벌에 이어 지난 2008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해안을 따라 넓게 펼쳐진 갯벌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인다. 유려한 곡선의 갯골도, 햇살에 반짝이는 은빛 갯비늘도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운이 좋으면 낙지꾼의 신출귀몰한 삽질 솜씨도 구경할 수 있다.

*람사르 습지 :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습지로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람사르 협회가 지정, 등록하여 보호하는 습지


주소	전남 무안군 해제면 용산길 140
문의	061-450-5631, http://getbol.muan.go.kr
이용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이용료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서해 생태계 보전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무안생태갯벌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생태학습장이다. 갯벌의 생태를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배우는 전시관과 야외 갯벌공원으로 구성된 이곳에선 ‘무안갯벌걷기’, ‘무안갯벌탐사대’ 같이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생태갯벌센터를 조금 더 꼼꼼히 돌아보고 싶다면 전시관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 해설사가 동행하는 무료 해설 프로그램은 주중(화요일~금요일)에는 2회(10:00, 13:00), 주말(토~일)과 휴일에는 4회(10:00. 11:00, 14:00, 15:00) 진행된다.

고즈넉한 겨울 바다의 낭만,
톱머리해변

저물어가는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희망이 이야기하기에 겨울바다만큼 좋은 곳이 없다. 무안읍에서 서쪽으로 8㎞ 정도 떨어진 톱머리 해변도 그런 곳 중 하나다. 톱머리 해변은 무안이 자랑하는 해수욕장 가운데 하나지만 피서객들이 떠난 이즈음의 해변은 고요하고 호젓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가족과 함께 해안을 따라 산책하기도 좋다.

바닷물이 빠진 뒤 드러나는 넓은 갯벌과 해변을 품듯 길게 늘어선 해송도 톱머리 해변의 아름다움에서 빼놓을 수 없다. 톱머리 해변이 위치한 망운면 피서리는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아름다운 어촌 마을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무안생태갯벌센터에서 톱머리 해변을 잇는 해제반도는 해안풍경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주소	전남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
문의	061-450-5706
이용시간	상시
이용료	무료

무안 세발낙지 맛의 진수,
무안낙지골목

무안은 ‘갯벌의 산삼’으로 불리는 낙지의 고장이다. 무안 낙지하면 역시 세발낙지! 발이 세 개 달린 낙지일까? 아니다. 다리가 가늘어서 세발이다. 그중에서도 주낙이나 통발이 아닌 맨손으로 잡은 뻘낙지는 무안 낙지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대접받는 귀한 몸이다. 매끈한 머리에 늘씬한 다리를 뽐내는 세발낙지는 손으로 쭉쭉 훑어 산 채로 먹어도, 무와 대파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보글보글 끓여내도 그 맛이 일품이다.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구워먹는 낙지호롱도 빼놓으면 섭섭한데, 언뜻 보면 길거리표 꼬치구이를 닮았지만 무안에서는 제사상에 올릴 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음식이다.


주소	전남 무안군 무안읍 무안중앙로 7-3
문의	061-450-5114 (무안군 관광문화과)

무안의 세발낙지가 보양식으로 대접을 받는 건 낙지에 들어있는 아미노산, 미네랄, 타우린 같은 성분 때문이다. 노화를 방지하고 피를 맑게 해주며 간 건강까지 챙기는 이들 성분은 까칠해진 피부에도, 푹 꺼진 원기를 되살리는 데도 좋다. 게다가 칼로리까지 낮아 아무리 먹어도 살찔 걱정이 없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동의보감을 쓴 허준은 낙지에 대해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평했으며, 정약전은 자산어보에 ‘영양부족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만 먹이면 그대로 벌떡 일어난다’고 기록하기도 했다.낙지의 고장답게 무안 터미널 인근에는 무안낙지골목이 조성돼 있다. 20여 개의 식당이 모여있는 이곳에선 낙지비빔밥, 연포탕, 기절낙지, 낙지호롱, 낙지탕탕, 낙지회무침, 갈낙탕 등 낙지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다도의 성지,
초의선사 유적지

초의선사는 조선 정조 10년(1786년) 4월 5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 왕산리에서 태어났다. 당시 침체된 불교계에 새로운 선풍을 일으킨 대선사이자 명맥만 유지해 오던 한국 다도를 중흥시킨 다성으로서 지금까지 추앙을 받고 있으며 시, 서, 화에 능통하여 5절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탱화를 잘 그려 당대 오도자(吳道者)의 경지에 이른 초의선사는 한국 최고의 근대화가인 소치 허련의 스승이기도 하다. 또한 초의선사는 종파를 초월해 다산 정약용선생과 추사 김정희 선생 등 당대 최고의 거유 석학들과 깊은 교류를 통하여 도교는 물론 유교 등 범서에도 능통했다. 초의선사의 생가가 위치한 이곳 무안에 복원된 생가와, 추모비, 유물전시관, 다도관 등을 건립한 것이 초의선사 유적지이다.

초의선사 유적지는 다성(茶聖)이라 불린 초의선사를 기리는 공간답게 차 밭으로 시작한다. 진입로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키 작은 차나무는 여전히 초록빛을 머금고 있다. 초의선사 생가는 차 나무를 지나 만나는 대숲 아래에 있다. 작지만 단아한 모습의 초가는 선승으로서 검소한 삶을 살았던 초의선사의 성품을 닮았다.

초의선사 유적지에는 차 밭과 생가 외에도 기념전시관, 차문화관, 차교육관, 조선차역사박물관 등이 있다. 초의선사가 두 해 동안 머물며 추사 김정희와 시를 짓고 정담을 나누었다는 서울 용산의 용호백로정도 이곳에 복원해 놓았다. 초의선사 유적지에서는 초의선사 탄생일(음력 4월 5일) 전후로 전국의 다인들이 참여하는 초의선사탄생문화제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